ㆍ경북 봉화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
'높은 산, 맑은 계곡, 산림휴양도시' 봉화를 만끽하기에 숲과 계곡 트레킹만 한 것이 없다. 1박2일 간 봉화에 머무는 동안 산이 깊어서 가을이 빨리 온다는 말을 실감했다. 논에서는 벼가 누렇게, 과수원에서는 사과가 빨갛게 익어가고 있었다. 무엇보다 약간의 긴장감이 서린 바람이 가을을 물씬 느끼게 했다. 지난여름 봉화은어축제를 치러낸 읍내는 곧 있을 봉화송이축제 채비를 서두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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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톤치드에 샤워해요
금강소나무숲
조선 성종 때 열린 가장 좋은 약수를 뽑는 대회에서 최고의 물로 인정받은 '역사'를 자랑하는 물야면 오전약수터에서 목을 축이며 슬슬 트레킹 준비를 했다. 피부병과 위장병에 특효라는 오전약수를 넣어서 만든 한방닭백숙으로 이미 배까지 든든하게 채우니 시작하는 발걸음이 더욱 경쾌하다. 태백산, 청옥산, 청량산 등 높은 산이 자리한 봉화는 소나무 중에 최고로 손꼽히는 금강소나무가 많기로 유명하다. 문수산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춘양면 서벽리에는 문화재용 목재 생산을 위한 숲이 따로 조성돼 있을 정도다. 줄기가 곧고 나이테가 일반 소나무보다 세 배 촘촘해 뒤틀림이 적은 금강송은 '춘양역에 가면 질 좋은 소나무를 구할 수 있다'라는 옛말 덕에 '춘양목'이라는 별칭까지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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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드리부터 후계림 조성을 위해 키워지고 있는 묘목까지 소나무의 일생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강원도 영월부터 경북 청송에 이르는 13개 구간, 총 200km에 달하는 '외씨버선길'이 금강소나무숲을 지난다. 안내 표지와 리본을 따라서 금강송 탐방로를 지나다 보면 오래 걸어도 지치기는커녕 건강해지는 느낌이 든다. 9, 10월에는 구절초, 꽃향유, 산국, 배양초 등 야생화도 피어난다. 숲해설안내소에 들러 숲해설사에게 금강송에 대한 안내를 받아도 좋다. 2014년에는 이 지역을 아우르는 국립백두대간 수목원이 문을 열 예정이다.
문의 054-635-4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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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릿한 계곡 바람이 반기는
고선계곡
고선계곡은 태백산에서 발원한 계곡물의 수량이 풍부해 걷는 내내 물 흐르는 소리와 함께할 수 있다. 원시 계곡의 느낌이 살아 있어 야영지로도 인기라고 한다. 20분 정도 걷자 포장 도로가 사라지고 비포장 자갈로가 나타나는데, 지금부터가 진짜 트레킹이다. 계곡 안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짜릿하기까지 하다. 한 시간여 동안 트레킹을 마치고 나오다 보면 새터민박(054-672-7365)을 만날 수 있다. 주인 할머니가 직접 빚은 옥수수엿술에 토속 안주를 곁들일 수 있다는데, 마침 자리를 비운 관계로 옥수수엿술만 살짝 맛볼 수 있었다. 달착지근했지만, 갈증을 달래려고 들이켰다간 제법 취기가 오를 듯했다. 민박집 옆 메밀밭에는 팝콘을 뿌려놓은 듯 만발한 뽀얀 메밀꽃이 여행자들의 발길을 끌어당겼다. 문의 054-672-7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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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명성 그대로
청옥산자연휴양림
해발 1,277m 청옥산에 위치한 자연휴양림은 '캠핑계의 7성급 호텔'이라 불린다는 명성답게 숙박시설과 야영장 외에도 어린이 물놀이장, 산막(오두막집), 단체 수련장, 운동장 등의 시설이 잘 갖춰져 있었다. 해발 896m 넛재에서 내려오면서 휴양림 탐방을 시작했다. 수령 1백 년 이상의 소나무, 낙엽송, 잣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져 있어서 마치 문명세계와 동떨어진 듯한 호젓함을 누릴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숲 속에 숨은 듯이 자리 잡은 산막에서 특별한 추억을 쌓는 상상을 하며 산을 내려오는 동안 실제로 이를 실천하는 많은 가족 여행객을 만날 수 있었다. 초가을 캠핑의 낭만을 만끽하는 캠핑족이야말로 그 순간 남 부러울 것이 없어 보였다. 무료 숲 해설, 그린스쿨 등의 자연 체험교육 프로그램이 있어 교육을 겸한 가족 여행지로도 제격이다. 문의 054-672-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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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도 마음도 말끔해지는
백천계곡
사시사철 흐르는 물이 백옥같이 희다고 해서 '백천계곡'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물도 물이지만, 계곡의 규모로는 예상하지 못했던 기암괴석의 절벽이 더욱 아름답다. 계곡을 사이에 두고 경쟁이라도 하듯 울창하게 우거진 숲도 여행객의 발길을 붙잡는다. 백천계곡은 세계 최남단 열목어 서식지로도 잘 알려졌다. 그만큼 깨끗하다는 얘기. 노란 낙엽을 밟으며 계곡 상류에 다다르면 현불사가 나온다. 경내에 자리한 우물물을 끌어내린 생수로 목을 축이고 얕은 오르막길을 오르니 금강송 군락지 부럽지 않은 아름다운 소나무길이 나온다. 이 길을 오래도록 따라 걸으면 없던 깨달음도 얻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오전 트레킹을 마치고는 계곡 초입 음식점에서 곤드레밥을 뚝딱 해치웠다. 문의 054-673-6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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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 새록새록
승부역
다시 차를 달려 영동선 승부역에 도착했다. 태백광산의 지하자원 수송을 위해 1948년 개통한 영암선 개통기념비가 승부역에 있다는 것이 의외였는데, 이유인즉 건설 기간 중 가장 어려움이 많았던 곳이기 때문이란다. 그만큼 발길 닿기도 쉽지 않은 승부역은 플랫폼이며, 대합실이며 모두 조그마한 초미니 역이다. 하지만 겨울이면 얘기가 달라진다. 환상선눈꽃열차 운행을 시작하면 플랫폼이 바글바글할 정도로 관광객이 넘쳐난다. 비룡계곡 산책로와 눈썰매장, 낙동강 얼음썰매장, 먹을거리장터 등도 겨울에 흥을 돋운다. 승부역사 왼쪽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 봉화에서의 마지막 트레킹을 시작했다. 낙동강 상류 물길을 따라 함께 내려가다 보면 넉넉해진 수량과 함께 빼어난 산세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30분여의 트레킹 코스 끝에 다다르니 의외의 드넓은 풀밭이 펼쳐졌다. 그 끝에 자리한 기와집 주인 할아버지가 운영하는 캠핑장이라고 한다. 아직 정식으로 오픈한 것은 아니지만 알음알음 찾아오는 이들이 승부역 트레킹과 연계해 캠핑을 한다고.
문의 1544-7788
<■글 & 사진 / 장회정 기자 ■취재 협조 / 봉화군 문화관광과(054-679-6341)>
출처▶☞ http://media.daum.net/life/outdoor/leisure/newsview?newsId=20121022163226188&RIGHT_LIFE=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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